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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완재의 이슈토리] 지방 쇠락과 소멸 문제 해법 잧아야
  • 이완재
  • 등록 2024-04-29 14:38: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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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인팩트 /이완재의 촌철직언] 요즘 지방(지역)의 슬럼화(slum化)와 쇠락이 심각하다. 인구 감소로 인한 저출산 문제가 국가적 당면 과제로 떠오르며 그 유탄이 고스란히 지방으로 튄 모습이다.

 

반면 서울을 비롯한 경기 중심의 수도권은 과밀화와 집중화로 대조를 보이고 있다. 한쪽은 인구가 없어 고사 직전인데 다른 한쪽은 개발과 과밀화로 몸살을 앓는 형국이다. 우리 옛 속담에 “말은 태어나면 제주도로, 사람은 서울로 보내야 한다.”라고 했는데 그 말이 여전히 유효한 것 같아 착잡하다. 시골마을에 가면 한 집 걸러 한 집 꼴로 빈집인 동네도 많은 상황이다. 이대로라면 우려되고 있는 지역소멸이 현실화될 가능성이 농후하다.

 

기자가 한 달 전 업무차 찾은 전라남도 항구 도시 목포의 상황은 참담했다. 오래된 원도심은 주말 휴일인데도 지나가는 사람들을 보기 힘들 정도로 한산했다. 골목상권은 곳곳이 폐업했거나 매매한다는 안내문을 내걸고 있어 을씨년스럽기까지 했다. 도시의 오래된 전통수산시장도 홍어냄새만 진하게 풍길뿐 손님들의 발길은 뜸했다. 도시 건물들도 전체적으로 낡고 칙칙한 게 생동감을 찾을 수 없었다.

 

올 초 기준 목포시의 인구는 약 21만 3000여 명으로 조금씩 감소하는 추세다. 인근 여수나 순천에 이미 전남 제1의 도시 자리를 내준 지 오래다. 수도권에선 그 흔한 젠트리피케이션(gentrification)도 이곳에서는 남 얘기 같았다. 한때 전국 6대 도시의 명성을 자랑하던 목포가 쇠락하며 ‘목포의 눈물’ 상황을 맞고 있는 것이다. 비단 목포뿐이겠는가. 전국 지방의 거점 광역도시와 일부 대기업이 조성한 공업화된 도시 말고는 대개가 목포의 상황과 크게 다르지 않다.

 

서울 중심의 집중적 고도 성장은 균형 잡힌 국토의 종합적 발전에도 역행하는 일이다. 정부는 말만 번드르르하게 국토균형발전을 슬로건으로 내걸었을 뿐 지금까지 실제적인 정책 수립은 미온적이었다. 지난 선거 국면에서는 표를 의식해 수도권 일부 지역, 서울 편입론을 공약으로 내세워 서울 집중화에 부채질까지 했다. 이만저만한 엇박자가 아니다.

 

최근에서야 그 심각성을 인식하고 행정안전부가 ‘2025년 지방소멸대응 기금 제도 개선 방안’을 마련해 지자체에 최고 160억까지 배분하는 지방소멸대응기금을 지급한다고 한다. 향후 2031년까지 매년 1조 원 규모의 지원책이지만 경제적인 지원책 외에 곳곳에서 침체된 지방 활성화 대책 마련은 여전히 아쉽다. 보다 체계적이고 섬세한 지원책 마련이 절실하다.

 

최근 대한민국도 인구절벽의 길을 걸으며 가까운 이웃나라 일본의 길을 닮아가고 있다. 지금이라도 중앙과 지방이 머리를 맞대고 실질적인 처방책을 내놔야 한다. 저출산 문제 극복책부터 지방으로의 인구유입책까지 폭넓은 아이디어가 필요한 시점이다. 지방이 소멸하면 중앙이 망하는 것도 시간문제다.

 

*이완재의 이슈토리(ISSUE+HISTORY)는 ‘이슈가 곧 역사다’를 지향한다. 현재의 이슈를 관찰자의 시선으로 추적하고 진단하며 미래를 고민하는 저널리즘 소통의 창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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